디카페인 커피에 카페인이 0은 아닙니다, 표시 기준도 곧 바뀝니다
저녁에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는데 잠이 안 온 적 있으신가요. 기분 탓이 아닐 수 있습니다.
디카페인은 카페인이 없는 커피가 아닙니다. 줄인 커피죠. 그리고 얼마나 줄여야 그렇게 부를 수 있는지를 정하는 기준이, 최근에 바뀌었습니다.
디카페인이라고 카페인이 0은 아닙니다
숫자로 보면 이해가 빠릅니다. 일반 아메리카노 한 잔의 카페인은 대략 80~150mg입니다.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는 3~15mg 정도고요. 대략 10분의 1 수준입니다.
적은 양이지만 0은 아니죠.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이 하루에 서너 잔을 마시면 합계는 30~60mg까지 올라갑니다. 일반 커피 반 잔에 가까운 양입니다. "디카페인이니까 몇 잔이든 괜찮다"는 계산이 여기서 어긋납니다.
카페인을 완전히 빼는 게 불가능해서 이렇습니다. 공정을 아무리 잘해도 미량은 남아요. 그래서 나라마다 "어디까지 줄여야 디카페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를 정해 둡니다. 한국도 그 선을 최근에 다시 그었고요.
지금 파는 디카페인은 옛 기준으로 붙은 표시입니다
한국 기준은 그동안 "카페인을 90% 이상 제거"였습니다. 여기에 함정이 있어요. 90%는 비율이라, 출발점이 높으면 남는 양도 많아집니다. 카페인이 유난히 많은 생두를 썼다면 90%를 빼고도 잔류량이 꽤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식약처가 2026년 5월 12일 식품등의 표시기준을 개정하면서 이 부분을 손봤습니다. 새 기준은 비율이 아니라 절대량입니다. 원두 고형분 기준으로 잔류 카페인이 0.1% 이하일 때만 '디카페인' 또는 '탈카페인'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미국·독일 등이 쓰는 국제 기준에 맞춘 겁니다.
재는 대상도 옮겨 갑니다. 기존에는 완성된 커피 제품을 봤지만, 새 기준은 원료로 쓴 커피 원두를 봅니다. 제조 과정에서 희석되는 정도에 기대는 대신 원료 단계에서 걸러내겠다는 뜻이에요.
다만 바로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유예 기간을 두고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마트에 놓인 디카페인 제품은 대부분 아직 옛 기준으로 표시를 단 것들입니다. 같은 '디카페인' 네 글자라도 잔류량은 제품마다 다를 수 있다는 얘기죠.
카페인을 어떻게 빼느냐에 따라 맛이 갈립니다
디카페인 원두 봉지에 적힌 공정 이름을 본 적 있으실 겁니다. 크게 셋입니다.
용매법은 화학 용매로 카페인을 녹여내는 가장 오래된 방식입니다. 단가가 낮아 저가 제품에 많이 쓰입니다. 스위스 워터는 물과 열, 삼투압만 씁니다. 생두를 뜨거운 물에 담가 카페인과 향미 성분을 함께 녹여낸 뒤, 그 물을 탄소 필터에 통과시켜 카페인만 걸러냅니다. 화학 용매를 안 쓴다는 게 이 방식의 강점이에요.
이산화탄소 추출은 고압 상태의 이산화탄소로 카페인만 골라 빼냅니다. 향미 손실이 가장 적다고 평가받지만 설비와 공정 비용이 높아 가격에 반영됩니다.
예전에는 디카페인이라고 하면 맛이 밋밋하다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지금은 사정이 좀 달라졌어요. 공정이 개선되면서 일반 원두와 큰 차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 제품이 늘었습니다.
라벨에서 볼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카페인 함량이 mg 단위로 적혀 있는지. 퍼센트만 적힌 제품보다 실제 남은 양을 밝힌 제품이 낫습니다. 둘째, 공정 이름. 화학 용매가 신경 쓰이면 스위스 워터나 이산화탄소 표기를 찾으세요.
둘 다 없으면 그건 그것대로 정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디카페인 커피에 카페인이 얼마나 들어 있나요?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기준으로 대략 3~15mg입니다. 일반 아메리카노가 80~150mg이니 10분의 1 정도예요. 0은 아닙니다.
디카페인 표시 기준이 언제 바뀌나요?
2026년 5월 12일에 개정 고시됐고, 유예 기간을 거쳐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기존 "90% 이상 제거"에서 "원두 고형분 기준 잔류 카페인 0.1% 이하"로 바뀝니다.
저녁에 디카페인을 마셔도 잠이 안 오는 이유가 뭔가요?
잔류 카페인이 남아 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카페인 민감도는 개인차가 크고, 여러 잔을 마시면 총량이 누적됩니다. 제품에 따라 잔류량 차이도 있고요.
스위스 워터가 용매법보다 무조건 좋은가요?
화학 용매를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만 카페인 제거율이나 맛은 원두와 로스팅에 따라서도 달라지니, 공정 하나만으로 품질이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출처
- 헬스경향 — 디카페인 커피 표기, 명확해진다…잔류 카페인 '0.1% 이하'에만 적용
- YTN — "디카페인 마셨는데 심장 두근두근?" 카페인 함량 표기 싹 바뀐다
- 컨슈머타임스 — 요즘 '대세' 디카페인 커피, 실제 카페인 함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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