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이동식에어컨 냉방효율 | 더운 공기를 스스로 불러들입니다
에어컨이 없는 방에 이동식 에어컨을 들여놓고 며칠 써 본 사람들이 비슷한 말을 합니다. 바람은 분명히 찬데 방이 기대만큼 안 시원하다고요. 기기가 불량이어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가정용 이동식에어컨이 쓰는 단일덕트 구조 자체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호스 하나로 버리는 공기는 방 안 공기입니다
에어컨은 열을 없애지 못합니다. 한쪽에서 뽑아 다른 쪽으로 옮길 뿐입니다. 벽걸이나 스탠드형은 그 열을 실외기가 바깥에서 처리하죠. 이동식은 실외기가 몸통 안에 같이 들어 있으니, 뜨거워진 열을 호스로 창밖에 내보냅니다.
문제는 그 열을 식히는 데 쓰는 공기가 어디서 오느냐입니다. 단일덕트 제품은 방 안 공기를 빨아들여 응축기를 식힌 다음 그대로 창밖으로 버립니다. 방에서 공기가 계속 빠져나가는 겁니다.
공기가 빠진 만큼 방 안 기압이 낮아집니다. 그러면 그 차이를 메우려고 바깥 공기가 들어옵니다. 창틈, 문 아래, 콘센트 구멍, 환기구. 한여름이면 그 공기는 30도가 훌쩍 넘는 고온다습한 공기입니다. 애써 식혀 놓은 방에 더운 공기가 계속 흘러드는 구조인 셈이죠.
해외 시험에서는 단일덕트 제품이 표시 냉방능력의 10~30%를 이 유입 때문에 잃는다고 봅니다. 12,000BTU로 표기된 제품이 실제로는 7,000~8,000BTU 수준으로 작동한다는 측정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옵니다. 노써치는 이동식 에어컨의 냉방 효율을 인버터 벽걸이의 3분의 1 이하, 정속형 벽걸이의 3분의 2 이하로 봅니다.
이중덕트는 이 구멍을 막습니다
브리즈 33m2(10평) 누비아 듀얼덕트 이동식 에어컨
상품명에 듀얼덕트로 표기된 제품입니다. 본문에서 설명한 단일 호스의 음압 문제를 줄이는 구조에 해당합니다. 창틀 키트가 틈을 어디까지 막아 주는지는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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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가 두 개인 제품은 응축기를 식힐 공기를 바깥에서 따로 끌어옵니다. 데운 뒤 다시 바깥으로 내보내고요. 방 공기를 꺼내 쓰지 않으니 기압이 낮아질 일이 없고, 더운 공기가 빨려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같은 BTU라도 이중덕트가 소비 전력이 20~40% 적다는 비교가 여러 곳에서 나옵니다. 표시 성능 대비 실제 발휘 비율도 단일덕트가 70~85%인 데 비해 이중덕트는 90% 이상으로 잡히고요. 국내 유통 물량은 단일덕트가 압도적이라 선택지가 좁긴 합니다. 그래서 제품 사진에서 호스가 몇 개인지를 먼저 세어 보는 게 빠릅니다.
배기 호스가 실내에 있다는 점도 손해입니다
단일덕트든 이중덕트든, 뜨거운 공기가 지나가는 호스는 방 안에 놓입니다. 그 호스 자체가 뜨거워지면서 방으로 열을 도로 내보냅니다. 호스를 길게 늘여 둘수록 손해가 커지고, 구불구불하게 접어 두면 배기 저항까지 늘어납니다.
그래서 설치할 때는 창문과 최대한 가깝게 놓고, 호스를 짧고 곧게 뻗는 게 좋습니다. 창틀 마감 키트로 남는 틈을 확실히 막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틈이 클수록 아까 말한 유입이 그만큼 늘어나니까요.
방 안에 들어와 있는 게 열만은 아닙니다. 압축기도 같이 들어와 있습니다. 벽걸이 에어컨은 가장 시끄러운 부품이 바깥 실외기에 있어서 실내에서는 송풍 소리만 들리죠. 이동식은 그 압축기가 발밑에서 돕니다. 낮에는 견딜 만해도 잠자리에서 얘기가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침실에 놓을 생각이라면 소음 수치를 스펙에서 꼭 확인하고, 밤에는 한 단계 낮은 풍량으로 돌리는 편이 낫습니다.
그럼 이동식은 사지 말아야 하나
쓸 자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벽에 구멍을 뚫을 수 없는 전월세, 실외기를 놓을 자리가 없는 구조, 여름 두어 달만 쓰고 창고에 넣어 둘 상황. 창문형은 미닫이 창이 있어야 하고 창을 하나 통째로 내주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어려운 집이 있습니다.
다만 기대치를 조정할 필요는 있습니다. 방 전체를 한여름에 24도까지 내려 주는 물건으로 보면 실망합니다. 사람이 있는 자리 주변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장비로 보면 얘기가 맞아떨어집니다. 좁은 방일수록, 그리고 문을 닫고 틈을 막을수록 체감이 좋아집니다.
배수도 미리 확인하세요. 자동증발식은 대체로 물을 따로 버리지 않아도 되지만, 습한 날에는 물통을 비워야 하는 기종이 있습니다. 밤중에 알람이 울려 잠을 깨는 일이 여기서 생깁니다.
적용 면적 표기도 그대로 믿기보다 한 번 의심해 볼 만합니다. 냉방능력 시험은 정해진 조건에서 이뤄지는데, 실제 방은 창이 크거나 서향이거나 위층이라 조건이 더 나쁜 경우가 많죠. 단일덕트라면 앞서 말한 유입 손실까지 얹힙니다. 표기된 평수에 딱 맞춰 사기보다 여유를 두고 고르는 편이 실패가 적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호스를 창밖에 안 빼고 그냥 쓰면 안 되나요?
안 됩니다. 뽑아낸 열을 방 안에 그대로 뿜는 셈이라 방 온도가 오히려 올라갑니다. 압축기가 도는 만큼 전력도 그대로 열이 되고요.
단일덕트인지 이중덕트인지 어떻게 구분하나요?
제품 뒷면 사진에서 굵은 호스 연결구가 하나면 단일, 둘이면 이중입니다. 창틀 키트 사진에 구멍이 두 개 뚫려 있는 것으로도 구분됩니다.
창문형 에어컨과 비교하면 어느 쪽이 낫나요?
냉방 효율만 보면 창문형이 유리합니다. 응축부가 바깥에 있어 방 공기를 빼 쓰지 않으니까요. 대신 미닫이 창이 필요하고 창을 하나 차지합니다. 설치 조건이 되면 창문형, 안 되면 이동식이라는 순서로 보면 됩니다.
문을 열어 두면 넓게 시원해지지 않나요?
반대입니다. 문을 열면 식혀야 할 공기 부피가 늘고, 단일덕트가 만드는 기압 차이를 메우러 들어오는 공기도 늘어납니다. 쓰는 방만 닫아 두는 편이 낫습니다.
출처
- 노써치 — 이동식 에어컨, 얼마나 시원할까 (음압·냉방효율 비교)
- AJD — 이동식 에어컨 구매가이드 (덕트·배수 방식)
- Forbes Vetted — Dual Hose vs. Single Hose Portable 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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