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콜레스테롤 | 종이필터가 카페스톨을 걸러냅니다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몇 년째 안 내려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식단도 바꾸고 운동도 하는데 그대로라면, 매일 마시는 커피를 한 번 볼 만합니다. 커피에는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성분이 따로 들어 있거든요. 카페인 얘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성분은 어떻게 내렸느냐에 따라 잔에 남기도 하고 거의 안 남기도 합니다.

범인은 카페인이 아니라 커피 기름입니다

핸드드립 콜레스테롤 — 범인은 카페인이 아니라 커피 기름입니다

원두 속 기름에는 카페스톨카와웰이라는 디터펜 계열 성분이 녹아 있습니다. 이 둘이 간에서 담즙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억제하는 쪽으로 작용하고, 그 결과 혈중 LDL 콜레스테롤이 올라갑니다. 카페인과는 별개의 경로예요. 디카페인으로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얼마나 올릴까요. 사람 대상 연구에서 카페스톨을 하루 10mg 섭취하면 혈청 콜레스테롤이 약 0.13mmol/L 오른다는 용량-반응이 보고됐습니다. mg/dL로 옮기면 5 정도입니다. 한 해 두 해 쌓이는 값이라기보다, 매일 그만큼을 먹고 있으면 그만큼 얹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 잔에 실제로 얼마나 들어 있나

빈플러스 하리오 V60 플리츠 핸드드립 커피 세트

빈플러스 하리오 V60 플리츠 핸드드립 커피 세트

하리오 V60 원추형 드리퍼를 쓰는 핸드드립 세트입니다. 본문에서 말한 종이필터를 쓰는 방식이라, 금속 메시 드리퍼와 달리 커피 기름이 종이에 걸립니다. 종이필터가 구성에 포함되는지는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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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핵심입니다. 추출 방식에 따라 잔당 카페스톨이 이렇게 갈립니다.

북유럽식으로 끓인 커피가 잔당 약 7.2mg으로 가장 높고, 터키식이 5.3mg, 프렌치프레스가 3.5mg입니다. 에스프레소는 1mg 정도고요. 종이필터로 내린 드립 커피와 인스턴트는 무시할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앞서 말한 10mg이라는 기준을 여기 대 보면 그림이 잡힙니다. 프렌치프레스 세 잔이면 그 선에 닿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많이 마시는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것이라 필터를 거치지 않은 커피입니다. 물로 희석됐을 뿐 성분이 걸러진 게 아니에요. 농도로 보면 드립과 100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하루 서너 잔씩 몇 년을 이어 왔다면 그만큼 쌓여 온 셈입니다.

그리고 드립으로 바꾸면 그 양이 사실상 0에 가까워집니다. 줄이는 게 아니라 없어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종이는 잡고 금속은 그냥 통과시킵니다

카페스톨은 기름에 녹아 있는 지용성 성분입니다. 종이 섬유 조직을 통과하지 못하고 그대로 걸립니다. 종이필터를 거치면 95% 정도가 제거된다고 이야기됩니다.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게 있습니다. 금속 메시와 나일론 필터는 이 성분을 못 잡습니다. 구멍 크기가 다르니까요. 프렌치프레스가 잔당 3.5mg으로 높게 나오는 이유가 바로 금속 거름망을 쓰기 때문입니다. 모카포트나 이브릭도 같은 이유로 그대로 넘어옵니다.

그래서 드리퍼를 새로 사실 거라면 종이필터를 쓰는 것인지부터 보셔야 합니다. 반영구 스테인리스 필터가 딸린 드리퍼는 세척은 편하지만 이 목적에는 맞지 않습니다. 천으로 만든 융 필터는 중간쯤인데, 끓인 커피를 천에 거른 실험에서 카페스톨 농도가 939mg/L에서 28mg/L로 떨어졌습니다.

끊으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한테 끊으라는 건 현실적인 조언이 아니죠. 다행히 이건 끊는 문제가 아니라 바꾸는 문제입니다.

핸드드립이 맛이 밋밋할 거라고 생각하시면 오해입니다. 방향이 다를 뿐이에요. 에스프레소가 압력으로 짧게 뽑아 진하고 묵직하다면, 드립은 물이 천천히 지나가며 산미와 향을 살립니다. 같은 원두라도 다른 얼굴이 나옵니다.

아이스도 됩니다. 평소보다 진하게 내려 얼음에 부으면 되고, 아예 서버에 얼음을 미리 넣고 그 위로 내리는 방식도 있습니다. 후자는 향이 날아가기 전에 잡혀서 여름에 마시기 좋습니다.

라떼도 문제없습니다. 원두를 조금 더 쓰고 물을 적게 잡아 진하게 내린 뒤 데운 우유를 부으면 됩니다. 에스프레소 라떼처럼 크레마가 얹히지는 않지만, 우유와 섞였을 때의 부드러움은 그대로예요. 카페라떼가 아니라 드립 라떼라는 다른 음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두겠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유전·식습관·운동·체중·약물까지 여러 요인이 얽혀 결정됩니다. 커피는 그중 하나일 뿐이고, 드립으로 바꾼다고 수치가 반드시 내려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수치가 높게 나왔거나 약을 드시는 중이라면 임의로 판단하지 마시고 의사와 상의하세요. 이 글은 커피 추출 방식의 차이를 정리한 것이지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디카페인으로 바꾸면 되나요?

카페스톨은 카페인과 다른 성분이라 디카페인이어도 그대로 남습니다. 중요한 건 카페인 유무가 아니라 종이필터를 거쳤는지입니다.

캡슐커피는 어느 쪽인가요?

캡슐은 제품마다 내부 필터 구조가 달라 하나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뽑는 캡슐이라면 에스프레소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스테인리스 필터 드리퍼를 이미 샀는데요?

그 위에 종이필터를 겹쳐 쓰면 됩니다. 드리퍼를 새로 살 필요는 없고, 규격에 맞는 종이필터만 따로 구하시면 됩니다.

하루 몇 잔까지 괜찮나요?

일률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참고할 만한 건 카페스톨 10mg이 콜레스테롤을 약 5mg/dL 올린다는 용량-반응이고, 종이필터 드립은 그 계산에서 거의 빠집니다. 개인 수치는 검사 결과를 보고 의사와 판단하실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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