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 5호 규격 | 무게보다 공기압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

축구공 5호는 규격이 정해져 있습니다. 둘레 68~70cm, 경기 시작 시점 무게 410~450g.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정한 경기 규칙 제2조에 그렇게 적혀 있죠. 그런데 같은 5호 공을 두 개 놓고 차 보면 발에 닿는 느낌이 전혀 다를 때가 있습니다. 규격을 둘 다 지켰는데도요.

이유는 대부분 무게가 아니라 공기압입니다. 그리고 공기압은 상품 페이지에 거의 안 적혀 있습니다.

규격은 세 가지인데 사람들은 두 개만 봅니다

축구공 — 규격은 세 가지인데 사람들은 두 개만 봅니다

경기 규칙 제2조가 정한 5호 공의 조건은 셋입니다. 구형일 것. 둘레 68~70cm에 무게 410~450g일 것. 그리고 해수면 기준으로 0.6~1.1기압으로 공기를 넣을 것.

앞의 두 개는 상품 설명에 늘 나옵니다. 5호, 68cm, 420g. 세 번째는 안 나오죠. 공기압은 제조사가 정하는 값이 아니라 쓰는 사람이 매번 정하는 값이기 때문입니다. 공은 바람 빠진 상태로 배송되고, 펌프질은 각자 알아서 합니다.

문제는 이 허용 범위가 굉장히 넓다는 데 있습니다. 무게는 410g에서 450g까지, 약 10% 차이입니다. 둘레도 68에서 70이니 3% 남짓이고요. 그런데 공기압은 0.6에서 1.1까지 갑니다. 하한 대비 상한이 1.8배입니다. psi로 바꾸면 대략 8.5에서 15.6 사이인데, 자전거 타이어로 치면 산악용과 로드용을 오가는 폭입니다.

둘 다 규정 안입니다. 둘 다 공인구로 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차 보면 다른 공입니다.

축구공 공기압이 낮을 때와 높을 때

아디다스 트리온다 트레이닝 축구공

아디다스 트리온다 트레이닝 축구공

아디다스의 트레이닝용 축구공입니다. 본문에서 말한 대로 호수 표기와 권장 공기압을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하시고, 받으시면 바람부터 넣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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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압이 규정 하한에 가까우면 공이 발에 감깁니다. 트래핑할 때 튀어 나가지 않고 발 앞에 죽습니다. 처음 배우는 사람이나 실내에서 리프팅 연습하는 사람한테는 이쪽이 편해요. 대신 멀리 안 갑니다. 롱패스를 차면 뜨다가 힘없이 떨어지고, 발등에 남는 충격은 오히려 큽니다. 공이 에너지를 되돌려주지 않고 먹어 버리니까요.

반대로 상한에 가까우면 반발이 확 살아납니다. 같은 힘으로 차도 더 멀리 가고 궤적이 곧게 뻗죠. 슈팅 연습에는 이쪽이 맞습니다. 문제는 받을 때입니다. 가슴 트래핑이 튀어 오르고, 인사이드로 잡아도 한 발 앞으로 달아납니다. 헤딩은 아프고요.

그러니까 "이 공은 좋다, 저 공은 별로다"라고 느낀 것이, 사실은 공이 아니라 그날 넣은 공기의 양이었을 수 있습니다. 새로 산 공이 이상하게 딱딱하다면 브랜드를 의심하기 전에 바람부터 조금 빼 보세요.

한 가지 더. 공기압은 온도를 탑니다. 실내에서 알맞게 맞춰 놓은 공을 겨울 새벽 운동장에 들고 나가면 눈에 띄게 물러집니다. 여름 아스팔트 옆에 세워 둔 차 트렁크에서 꺼낸 공은 반대고요. 시즌이 바뀌면 한 번씩 다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4호를 샀는데 풋살장에서 계속 튀는 이유

여기서 헷갈리는 분이 많습니다. 풋살 하려고 "4호"를 검색해서 샀는데 공이 자꾸 무릎 위로 튀어 오르는 경우요.

4호라는 표기가 두 종목에 걸쳐 쓰이는 게 원인입니다. 일반 축구공 4호는 둘레가 대략 63.5~66cm로, 초등학생 연령대가 쓰는 크기입니다. 풋살공도 4호라고 부르지만 둘레가 62~64cm로 조금 더 작고, 결정적으로 반발 규정이 따로 있습니다. 2m 높이에서 떨어뜨렸을 때 첫 바운드가 50~65cm 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일반 축구공을 같은 높이에서 떨어뜨리면 그보다 훨씬 높이 올라옵니다. 풋살은 좁은 코트에서 발 밑에 공을 붙여 두는 경기라 일부러 안 튀게 만든 겁니다. 그래서 풋살공은 크기 대비 묵직합니다. 4호 풋살공 무게가 400~440g대로, 5호 축구공과 큰 차이가 없는 제품도 흔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숫자만 맞춰서는 안 되고, 종목 표기를 봐야 합니다. 상품명에 풋살이라는 말이 없는 4호는 초등부용 축구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잔디 구장에서 풋살공을 차면 이번엔 공이 안 떠서 답답하고요.

게이지 없이 확인하는 법

가장 확실한 건 압력계가 달린 볼펌프입니다. 몇천 원 차이인데 있고 없고가 큽니다. 없다면 손으로 대충 가늠할 수는 있습니다. 엄지로 눌렀을 때 1cm 남짓 들어가면 중간쯤이라고들 합니다. 손가락이 쑥 들어가면 낮은 쪽, 거의 안 들어가면 높은 쪽입니다.

바늘을 꽂기 전에 밸브에 침이나 물을 한 방울 묻히는 것도 습관 들이면 좋습니다. 마른 채로 밀어 넣으면 안쪽 고무가 찢어져서 그 뒤로는 계속 바람이 새거든요. 공을 못 쓰게 만드는 원인 중에 이게 의외로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축구공 5호는 몇 살부터 쓰나요?

일반적으로 12세 이상부터 5호를 씁니다. 성인 경기와 국제 대회 공인구가 모두 5호입니다. 그 아래 연령대는 4호, 더 어리면 3호를 쓰는 것이 보통입니다.

축구공 공기압은 몇 psi가 적당한가요?

규정 범위가 약 8.5~15.6psi입니다. 그 안에서 어디에 맞출지는 용도에 따라 다릅니다. 트래핑과 볼 컨트롤 연습이 목적이면 낮은 쪽, 슈팅과 롱패스 위주면 높은 쪽이 편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풋살공과 4호 축구공은 같은 건가요?

아닙니다. 둘레도 조금 다르지만(풋살 62~64cm, 축구 4호 63.5~66cm) 가장 큰 차이는 반발입니다. 풋살공은 2m에서 떨어뜨렸을 때 첫 바운드가 50~65cm로 제한됩니다.

새로 산 축구공이 물렁한데 불량인가요?

대부분 정상입니다. 배송 중 부피와 압력 문제로 공기를 거의 빼서 보냅니다. 받아서 직접 넣어야 합니다.

공인구와 연습구는 뭐가 다른가요?

규격 자체는 같은 범위를 따르지만, 검사를 통과해 인증 마크를 받았는지가 다릅니다. 접합 방식도 차이가 나는데, 열 접합이 손바느질보다 물을 덜 먹는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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