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그라인더 날 방식 차이 | 오래 갈아도 균일해지지 않는 이유

핸드드립을 시작하면 보통 드리퍼와 주전자부터 삽니다. 원두는 매장에서 갈아 오거나, 집에 있던 칼날식 분쇄기를 씁니다. 그렇게 몇 번 내려 보면 이상한 일이 생겨요. 한 잔에서 쓴맛과 신맛이 같이 납니다.

물 온도를 낮춰도, 시간을 줄여도 잘 안 잡힙니다. 커피그라인더를 바꾸기 전까지는요.

한 잔에서 두 가지 맛이 동시에 나는 이유

커피그라인더 — 한 잔에서 두 가지 맛이 동시에 나는 이유

칼날식은 이름 그대로 날이 돌면서 원두를 때려서 부숩니다. 크기를 정해 놓고 자르는 게 아니라 부딪히는 대로 깨지니, 결과물에 밀가루 같은 미분과 팥알만 한 덩어리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둘이 물을 만났을 때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는 겁니다. 미분은 표면적이 넓어서 순식간에 성분을 다 내줍니다. 필요 없는 것까지 나오죠. 그게 쓴맛과 떫은맛입니다. 반대로 큰 덩어리는 안쪽까지 물이 닿지 못한 채 추출이 끝납니다. 덜 나온 상태, 그러니까 신맛과 밍밍함으로 남습니다.

이 둘이 같은 서버에 떨어져 섞입니다. 그래서 쓴데 시고, 시면서 밍밍한 커피가 나옵니다. 원두 탓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오래 갈면 나아질 것 같지만 아닙니다

코만단테 그라인더 C40 MK4 니트로 블레이드

코만단테 그라인더 C40 MK4 니트로 블레이드

손으로 돌리는 수동 그라인더입니다. 상품명의 ‘니트로 블레이드’는 본문에서 피하라고 한 칼날식이 아니라 버(맷돌) 날의 소재 이름이니 혼동하지 마세요. 고질소 스테인리스로 만든 날입니다. 분쇄도 조절 방식과 한 번에 가는 용량은 상세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쿠팡에서 보기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여기서 많은 분이 같은 대응을 합니다. 덩어리가 남았으니 더 돌리는 거죠. 그런데 칼날식을 오래 돌리면 평균만 가늘어지고 편차는 그대로입니다. 굵은 조각이 중간 조각이 되는 동안 이미 가늘었던 가루는 더 가늘어지니까요. 분포의 폭 자체는 줄지 않습니다.

버 방식은 접근이 다릅니다. 두 개의 날 사이에 간격을 정해 두고, 그 틈을 통과할 수 있을 때까지 원두를 깎아 내립니다. 크기가 맞아야 빠져나가는 구조라 결과물이 한 덩어리로 모입니다. 칼날식이 "얼마나 오래 부술까"의 문제라면, 버는 "어느 크기로 내보낼까"의 문제예요. 이 차이가 균일도로 나타납니다.

드리퍼나 주전자를 한 단계 올리는 것보다 여기서 오는 변화가 큽니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순서를 이렇게 잡으세요.

코니컬과 플랫, 여기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버 방식으로 넘어오면 다음 갈림길이 나옵니다. 원뿔형(코니컬)과 평면형(플랫).

입자 분포로 보면 플랫이 봉우리 하나에 몰리는 편이고, 코니컬은 봉우리가 두 개로 갈라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됩니다. 코니컬 쪽에 미분이 조금 더 섞인다는 뜻이죠.

그런데 어느 쪽이 핸드드립에 맞느냐에서 이야기가 엇갈립니다. 균일한 분포가 필터커피의 정답이라며 플랫을 꼽는 설명이 있는가 하면, 코니컬의 미분이 바디와 단맛을 만들어 준다며 그쪽을 추천하는 설명도 나옵니다. 판매하는 곳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인상도 있고요.

그래서 이 글에서는 한쪽을 정답이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하나입니다. 코니컬이냐 플랫이냐로 고민하는 단계는 이미 칼날식을 벗어난 다음의 고민이라는 것. 격차의 크기가 다릅니다.

남의 클릭 수를 적어 와도 소용없습니다

그라인더를 샀으면 이제 분쇄도를 맞춰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핸드드립은 몇 클릭"을 찾아보게 되는데, 여기서 한 가지를 알아 두면 시행착오가 줄어요. 분쇄도에는 기기를 건너뛰는 공통 기준이 없습니다.

그라인더마다 입자 분포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A 기기의 20클릭과 B 기기의 20클릭은 같은 굵기가 아니고, 같은 굵기라 해도 미분 비율이 다르면 다른 커피가 나옵니다. 게다가 분쇄도는 원두 상태와 로스팅 정도, 드리퍼 종류, 물 온도, 원두량에 따라 계속 움직입니다. 고정값이 아니라 매번 맞추는 값에 가깝습니다.

대신 쓸 만한 간접 지표가 있습니다. 추출에 걸리는 시간입니다. 특수한 경우를 빼면 1분 30초 안에 다 떨어지는 건 분쇄도가 꽤 굵은 편이고, 4분을 넘기는 경우도 흔치 않다고 이야기됩니다. 이 범위 밖에 있다면 한 단계 조정할 근거가 되는 셈이죠. 맛을 보기 전에 시간을 재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칼날식 커피그라인더는 아예 쓰면 안 되나요?

못 쓸 건 없습니다. 다만 핸드드립처럼 추출이 길고 물이 천천히 통과하는 방식에서는 균일도 차이가 맛으로 그대로 드러납니다. 짧게 뽑는 방식보다 불리한 조건이에요.

수동 핸드밀과 전동 중에 뭐가 나은가요?

둘 다 버 방식이면 원리는 같습니다. 갈리는 방식이 아니라 편의성과 소음, 한 번에 가는 양의 문제로 보시면 됩니다. 하루 한두 잔이면 수동으로도 충분합니다.

매장에서 갈아 오면 그라인더가 필요 없지 않나요?

균일도 문제는 해결됩니다. 대신 갈아 둔 원두는 표면적이 넓어져 향이 빨리 빠집니다. 또 그날의 맛에 맞춰 분쇄도를 바꿀 수 없다는 점이 남습니다.

추출 시간이 4분을 넘으면 어떻게 하나요?

분쇄도를 한 단계 굵게 조정해 보세요. 다만 물줄기를 한곳에 오래 부어 가루층이 무너진 경우에도 시간이 늘어나므로, 붓는 방식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출처

함께 보면 좋은 글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탈취제를 뿌려도 냄새가 돌아오는 이유

9월부터 SRT라는 이름이 없어집니다

로봇청소기 3만Pa, 그 숫자는 흡입력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