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대 앞에서 5분이 지났습니다. 카드는 스무 장쯤 걸려 있는데 앞면 숫자가 전부 다릅니다.
세 자리 숫자가 큼직하게 박힌 것. 동그라미 안에 10이 들어간 것. U 안에 3. V 옆에 30. 고를 기준이 없으니 손은 결국 제일 큰 숫자로 갑니다.
SD카드 매대에서 가장 흔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그 큰 숫자는 영상이 끊기느냐 마느냐와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 크게 적힌 MB/s는 최대 속도입니다. 읽기와 쓰기를 모두 가리킵니다
- C·U·V 기호는 최소 보장 속도입니다. 영상 녹화 쪽, 주로 쓰기 성능입니다
- Class 10과 U1은 같은 10MB/s를 보장합니다. 표기 세대만 다릅니다
카드 앞면에는 성격이 다른 숫자가 섞여 있습니다
큰 숫자와 동그라미 기호는 서로 반대편을 봅니다
최대치를 재는 숫자와 바닥을 재는 숫자
표기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카드에 큼직하게 박힌 MB/s 수치.
다른 하나가 클래스 기호입니다. 이쪽이 다시 네 갈래로 나뉩니다. Speed Class, UHS Speed Class, Video Speed Class, 그리고 SD Express Speed Class.
네 갈래는 규격이 세대를 거치며 늘어난 표기입니다. 한 장에 C와 U와 V가 같이 찍혀 있기도 합니다. 처음 보면 그만큼 더 좋은 카드처럼 보입니다.
표기가 이렇게 불어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진 몇 장을 담던 시절과 영상을 길게 쌓는 지금은, 카드에 요구하는 것 자체가 달라졌으니까요.
메모리카드를 살 때 이 네 줄을 전부 해독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 최대치이고 어느 쪽이 바닥값인지는 알고 봐야 합니다.
샌디스크 공식 지원 문서는 카드에 적힌 MB/s를 Rated Speed라고 부릅니다. 카드가 낼 수 있는 최대 속도이고, 읽기와 쓰기를 모두 가리킵니다.
정지 사진을 몰아 찍을 때 체감되는 쪽이 여기입니다.
SD Association이 정한 클래스 기호는 정반대입니다. 최소 순차 접근 성능, 그러니까 이 아래로는 안 떨어진다는 보장값입니다. 프레임을 흘리지 않고 기록되게 하려고 만든 기준이고요.
시험 방식도 다릅니다. 최악 조건에서 잰 값이거든요. 잘 나올 때가 아니라 가장 안 나올 때를 재서 붙입니다.
둘을 나란히 세우면 이렇습니다. 한쪽은 이만큼까지 나올 수 있다는 말이고, 다른 쪽은 이 밑으로는 안 내려간다는 말입니다.
"스펙 좋은 걸로 샀는데 녹화가 자꾸 끊겨요." 후기에서 흔히 보는 말입니다.
앞면의 큰 숫자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닙니다.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최고 기록을 묻는 숫자와 최저를 묻는 숫자는 원래 다릅니다.
Class 10과 U1은 같은 값을 보장합니다
표기가 다르면 성능도 다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둘이 보장하는 값은 똑같이 10MB/s입니다.
Class 10은 Speed Class 표기, U1은 UHS Speed Class 표기입니다. 규격 세대가 다를 뿐 보장 최소 쓰기 속도는 같습니다.
보장값 계단만 늘어놓으면 이렇습니다. Speed Class는 2·4·6·10. UHS는 10·30. Video는 6·10·30·60·90.
| 구분 | 등급 · 보장 최소 쓰기 속도 | 적용 버스 |
|---|---|---|
| Speed Class | Class 2(2MB/s) · 4(4) · 6(6) · 10(10) | Class 10은 High Speed 버스 이상 |
| UHS Speed Class | U1(10MB/s) · U3(30MB/s) | UHS-I · UHS-II · UHS-III |
| Video Speed Class | V6(6) · V10(10) · V30(30) · V60(60) · V90(90) | V6·V10은 High Speed·UHS / V30은 UHS / V60·V90은 UHS-II·III |
| SD Express Speed Class | E150(150) · E300(300) · E450(450) · E600(600) | SD Express 버스 |
같은 30이라도 U3과 V30은 표기 계열이 다릅니다. 보장하는 값은 둘 다 30MB/s로 같고요.
표를 세로로 훑어보면 기호가 많다는 인상은 사라집니다. 결국 각 줄이 말하는 건 하나뿐이거든요. 이 카드는 최소 몇 MB/s까지 책임지느냐.
그래서 실제로 볼 것은 세 가지로 줄어듭니다
첫째, 내 기기가 요구하는 최소 쓰기 속도. 이건 카드가 아니라 카메라나 기기 설명서에 적혀 있습니다.
여기서 시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뒤의 두 가지는 이 값이 정해져야 비로소 의미가 생기거든요.
둘째, 그 값을 보장하는 클래스 기호. 필요한 값이 30MB/s라면 30을 보장하는 기호를 위 표에서 찾으면 됩니다. 그 아래 등급은 보장 범위를 벗어납니다.
셋째, 크게 적힌 MB/s가 답하는 질문. 최대치이고 읽기·쓰기 양쪽입니다. 버릴 정보가 아니라 다른 칸에 넣을 정보입니다.
저라면 영상을 길게 찍을 일이 없고 사진만 연속으로 담는다면, 클래스 기호보다 표기 속도를 먼저 보겠습니다. 최대치가 일하는 자리니까요.
녹화가 주 용도라면 순서를 그대로 뒤집습니다. 앞면의 세 자리 숫자는 맨 마지막에 봅니다.
이 순서만 지키면 매대에서 5분을 쓸 일이 없습니다. 볼 곳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어느 등급이 필요한지까지 이 글이 정해 줄 수는 없습니다. 요구값은 기기마다 다르게 적혀 있으니, 설명서에서 그 숫자부터 찾아 두세요.
숫자 읽는 법은 정리됐습니다. 고른 카드를 컴퓨터로 옮기는 이야기는 따로 남았고요.
자주 묻는 질문
Class 10과 U1은 뭐가 다른가요
보장하는 값은 같습니다. 둘 다 최소 10MB/s입니다. Class 10은 Speed Class 계열 표기이고 U1은 UHS Speed Class 계열 표기라, 적히는 기호만 다릅니다.
표기 속도가 큰 카드면 영상도 안 끊기나요
그건 별개의 값입니다. 표기 MB/s는 최대 속도이고 읽기와 쓰기를 함께 가리킵니다. 녹화 중 바닥이 얼마까지 버티는지는 C·U·V 클래스 기호가 말해 줍니다.
클래스 기호는 왜 쓰기 성능 이야기만 하나요
영상 녹화는 계속 써 넣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SD Association은 프레임 손실 없이 기록되도록 최소 순차 접근 성능을 규정했고, 샌디스크 지원 문서도 이 등급을 쓰기 성능으로 설명합니다.
V30과 U3 중에 뭐가 더 빠른가요
보장값 기준으로는 같습니다. 둘 다 최소 30MB/s입니다. 다만 규격상 정의되는 버스 범위가 달라서, 우열이 아니라 표기 계열이 다르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내 기기에 어떤 등급이 필요한지는 어디서 보나요
기기 설명서나 제조사 지원 페이지입니다. 요구하는 최소 쓰기 속도가 기기마다 다르게 적혀 있어서, 그 숫자를 확인한 뒤에 카드 표기를 맞추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