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유연제 정전기 효과 | 폴리에스터에는 전 제품 미흡했습니다
겨울 니트를 머리 위로 벗는 순간,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섭니다. 그 장면 한 번이면 장바구니에 섬유유연제가 담기죠. 정전기 때문에요.
그런데 정전기가 가장 심하게 나는 옷에서는, 시험한 11개 제품이 전부 미흡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 면과 모에서는 시험한 섬유유연제 11개가 정전기 방지 전제품 양호
- 폴리에스터에서는 같은 11개가 전제품 미흡 — 정작 정전기가 제일 심한 섬유
- 유해성분 32개는 전 제품 기준 적합. 단 2017년에 공개된 시험입니다
빨래를 두 무더기로 갈라 놓고 시작합시다
한쪽에는 면 티셔츠와 수건, 울 니트. 다른 쪽에는 폴리에스터 운동복과 기모 안감, 플리스. 같은 세탁기에 들어가지만 섬유유연제 앞에서 이 둘은 다른 옷입니다.
세제 코너에 서면 라벨에 "정전기 방지"가 큼직하게 붙어 있습니다. 거짓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게 어느 무더기 이야기인지가 안 적혀 있을 뿐이죠.
한국소비자원이 2017년에 대형할인마트에서 파는 액체형 섬유유연제 11개를 사서 시험했습니다. 표준형 8개, 농축형 3개. 시험 항목은 유연성과 흡수성, 향 같은 품질 성능에 안전성과 표시였습니다.
이 중 정전기 방지 결과가 이 글의 전부입니다. 면과 모에서는 "전제품 양호". 폴리에스터에서는 "전제품이 미흡". 원문 표현 그대로입니다.
섬유유연제가 나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두 섬유 중 한쪽에서는 열한 개가 전부 통과했으니까요. 어긋난 건 제품이 아니라 그걸 꺼내는 자리입니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섬유유연제를 사느냐보다, 그걸 어느 무더기에 쓰느냐 쪽으로요.
한쪽 무더기에서는 되고, 다른 쪽에서는 안 됐습니다
면과 모직 무더기부터 보죠. 여기서는 고민이 적습니다. 정전기만 놓고 보면 섬유유연제 11개가 전부 양호였으니, 어느 걸 집어도 그 항목은 통과한 제품입니다.
그럼 이쪽은 뭘로 고르느냐. 유연성과 흡수성이 남습니다. 그건 다음 절에서 보겠습니다.
문제는 반대쪽입니다. 겨울에 정전기로 고생시키는 옷을 떠올려 보세요. 면 티셔츠는 아닐 겁니다. 기모 안감, 플리스, 폴리 혼방 니트.
치마가 다리에 감기고 니트를 벗을 때 딱딱 소리가 나는 그 옷들. 라벨에 폴리에스터가 크게 적힌 옷들이죠. 하필 그쪽에서 11개가 전부 미흡이었습니다.
사는 이유와 듣는 자리가 어긋난 겁니다. 정전기 때문에 사는데, 정전기가 제일 심한 섬유에서 통과한 제품이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그럼 폴리에스터 옷에는 섬유유연제를 아예 넣지 말아야 하나. 저라면 정전기 하나만 노리고 산 경우엔 그쪽 세탁물에 대한 기대를 접습니다.
향과 감촉을 원해서 쓰는 거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정전기는 이 시험에서 갈린 여러 항목 중 하나일 뿐이에요.
향은 성능이 아니라 갈림길에 가깝고요. 잔류성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향'으로 분류된 건 2개였습니다. 향이 오래 갔으면 하는 사람과 옅었으면 하는 사람은 반대편에 섭니다.
유연성과 흡수성은 따로 채점됐습니다
소비자원은 유연성과 흡수성을 별개 항목으로 시험했습니다. 하나로 묶지 않았어요. 섬유유연제를 넣었다고 두 가지가 같이 올라가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결과도 후하지 않았습니다. 유연성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우수'를 받은 건 2개. 흡수성에서 '매우 우수'도 2개. 11개 중 2개입니다.
나머지 아홉이 못 쓸 물건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섬유유연제니까 부드러워지겠지 정도로 고르면 그 2개를 만날 확률은 낮습니다.
"부드러워지긴 하는데 수건이 물을 잘 안 먹는 것 같아요." 이런 말이 자주 나옵니다. 이 시험은 그 감각을 확인해 주지도, 부정해 주지도 않습니다.
흡수성을 따로 쟀고 제품마다 갈렸다는 것까지가 확인된 사실입니다. 제품명은 여기 적지 않습니다. 아홉 해 전 시험이라, 지금 매대 구성이 그때와 같다고 볼 근거가 없어서요.
성분은 걱정 덜어도 됩니다, 다만 9년 전 시험입니다
성분 쪽 결과는 깔끔합니다. 폼알데하이드와 글루타알데하이드, 파라벤류, 납, 카드뮴을 포함해 32개 성분을 시험했고, 전 제품이 관련 안전기준에 모두 적합했습니다.
32개를 훑어서 걸린 게 하나도 없었다는 뜻이에요. 성분이 걱정돼 섬유유연제를 멀리했다면, 이 시험은 그 걱정을 덜어 주는 쪽입니다.
대신 시간은 정직하게 말해야겠습니다. 이 자료는 2017년 10월에 공개됐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아홉 해 전이에요.
그 사이 제품이 바뀌었을 수도, 안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확인된 건 여기까지고, 이후를 다룬 같은 급의 공공 시험 자료는 이번에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갈림길은 남습니다. 면과 모직 무더기에는 마음 놓고, 폴리에스터 무더기에는 정전기 말고 다른 이유로. 섬유유연제를 꺼낼 때 이 두 줄이면 충분합니다.
무더기는 갈랐고, 이제 그 옷들이 들어갈 세탁기와 건조기 쪽 이야기가 남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폴리에스터 옷에는 섬유유연제를 안 쓰는 게 나을까요?
정전기만 노리고 쓰는 거라면 기대를 낮추는 편이 낫습니다. 2017년 시험에서 폴리에스터 정전기 방지는 11개 전부 미흡이었어요. 향이나 감촉이 목적이라면 다른 얘기입니다.
건조기 시트도 이 시험에 포함됐나요?
아닙니다. 시험 대상은 대형할인마트에서 파는 액체형 11개였습니다. 건조기 시트는 이 비교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섬유유연제를 쓰면 수건이 물을 덜 먹나요?
소비자원은 흡수성을 별도 항목으로 시험했고, 상대적으로 '매우 우수'를 받은 건 2개였습니다. 제품마다 갈렸다는 것까지가 확인된 내용입니다.
섬유유연제 성분이 걱정되는데 괜찮을까요?
폼알데하이드와 파라벤류, 납, 카드뮴 등 32개 성분을 시험한 결과 전 제품이 안전기준에 적합했습니다. 다만 2017년 자료라는 점은 감안하세요.
농축형이 표준형보다 나은가요?
대상은 표준형 8개와 농축형 3개였습니다. 두 형태를 갈라 우열을 가린 결과는 공개된 내용에 없어서, 여기서 답하기 어렵습니다.
출처
- 소비자24 — [비교공감 제2017-15호] 섬유유연제 품질 비교시험
- 한국소비자원 — 섬유유연제 시험 보도자료
-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 섬유유연제의 유연성, 제품에 따라 차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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