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판을 새로 받은 사람이 줄자를 꺼냅니다. 가로 42센티, 세로 45센티. 3센티가 남습니다.
판매자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정사각형이 아닌데 불량 아닌가요."
불량이 아닙니다. 바둑 전문 매체와 신문이 따로, 같은 숫자를 적고 있습니다. 잘못 만든 게 아니라 일부러 늘린 쪽에 가깝습니다.
바둑판과 바둑알을 검색하면 유리알 세트부터 조개알 세트까지 줄줄이 나옵니다. 고르기 전에 숫자 두 개만 먼저 보면 됩니다.
먼저 결론부터
- 통용되는 치수는 가로 42cm, 세로 45cm. 세로가 3cm 깁니다
- 세로를 늘린 이유는 앉아서 볼 때 정사각형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이라고 바둑 매체가 적었습니다
- 두 출처 모두 기관 규격이라 밝히지 않았고, 필수불가결한 건 19줄이라고 했습니다
자를 대보면 세로가 3센티 깁니다
같은 숫자를 적은 곳이 두 곳인데, 규격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바둑 전문 매체 사이버오로는 "표준규격은 가로 42cm, 세로 45cm"라고 적었습니다. 부산일보에 실린 바둑 칼럼도 같은 숫자를 씁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나온 같은 값입니다. 한쪽의 오타가 굴러다니는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죠.
표현은 다릅니다. 부산일보 칼럼은 "가로 세로 42,45㎝는 오랜 세월에 걸쳐 정착된" 것이라고 썼습니다. 정해졌다가 아니라 굳어졌다입니다.
두 단어 사이에는 온도차가 있습니다. 규격은 어딘가 문서가 있다는 말이고, 정착은 쓰다 보니 그 자리에 남았다는 말입니다.
어느 기관이 확정했는지는 두 곳 모두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42와 45를 법전처럼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같은 칼럼이 딱 하나는 못 박아 둡니다. "가로 세로 19줄만 필수불가결"이라고요.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줄의 수입니다. 센티미터 쪽은 그 위에 오래 얹혀 온 합의에 가깝습니다. 이 구분이 다음 이야기의 전제가 됩니다.
45센티는 눈을 위해 늘려 놓은 길이입니다
사이버오로 기사는 세로가 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45cm는 "앉은 자세에서 바라볼 때 정사각형처럼 보이는 최소 거리"라고요.
순서를 뒤집어 읽어야 말이 됩니다. 판이 정사각형이 아닌 게 아닙니다. 앉은 사람 눈에 정사각형이 되라고 세로를 늘린 겁니다.
한 물건에서 값이 두 개 나옵니다. 자 위에서는 3센티. 앉은 눈에서는 0센티. 어느 쪽도 착각이 아닙니다.
줄자를 들고 있던 사람이 자리에 앉아 판을 내려다봅니다. 마주 앉은 사람이 묻습니다. "뭐가 이상한데?" 이상한 게 안 보입니다.
대부분의 물건은 보는 각도가 제각각입니다. 바둑판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주 앉아 내려다보는 자세가 거의 하나로 정해져 있습니다.
자세가 하나면 겨냥할 각도도 하나입니다. 저라면 판의 비율을 위에서 내려찍은 사진으로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카메라는 앉지 않으니까요.
부산일보 칼럼에는 판 이야기 옆에 사람 이야기가 같이 놓입니다. "서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가장 적당한 거리가 80㎝"라는 대목입니다.
45센티가 80센티에서 계산돼 나왔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두 숫자가 한 글 안에 나란히 앉아 있습니다.
판을 이야기하는데 사람 사이 거리가 따라 나오는 물건. 혼자 바닥에 놓고 재는 것으로는 이야기가 끝나지 않습니다.
유리로 시작해도 되는 자리가 있습니다
알 쪽도 두 갈래로 갈립니다. 부산일보 칼럼은 "유리바둑알이 있고 조개바둑알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유리는 보급용, 조개는 고급형입니다.
사극에서 보던 장면도 같은 글에 나옵니다. 흑돌은 차돌, 백돌은 조개껍데기를 썼다고요.
판을 고르다 보면 알까지 한 번에 담게 됩니다.
저라면 일 년에 몇 번 펼 판이라면 보급용이라 적힌 유리부터 봅니다. 자주 마주 앉을 자리라면 그때 고급형 쪽을 놓고 고민하겠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자를 대면 3센티가 남고, 앉으면 남지 않습니다.
둘 중 어느 값이 맞느냐고 물으면 앉은 쪽입니다. 이 판은 서서 내려다보라고 만든 물건이 아니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바둑판은 정사각형인가요?
아닙니다. 바둑 매체 사이버오로는 표준규격을 가로 42cm, 세로 45cm로 적었고 부산일보 칼럼도 같은 숫자를 씁니다. 세로가 3cm 깁니다.
세로가 더 긴 이유가 뭔가요?
사이버오로 기사는 45cm를 "앉은 자세에서 바라볼 때 정사각형처럼 보이는 최소 거리"라고 설명합니다. 눈에 정사각형이 되라고 늘린 셈입니다.
42×45가 공식 규격인가요?
두 매체 모두 어느 기관이 정한 값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부산일보 칼럼은 "오랜 세월에 걸쳐 정착된"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바둑판에서 반드시 지켜지는 건 뭔가요?
부산일보 칼럼은 "가로 세로 19줄만 필수불가결"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줄 수가 기준이고, 센티미터는 그 위에 정착된 값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유리 바둑알과 조개 바둑알은 어떻게 나뉘나요?
부산일보 칼럼은 유리를 보급용, 조개를 고급형으로 구분했습니다. 과거 사극에서는 차돌과 조개껍데기를 썼다고도 적었습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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