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숙 닭 고르는 기준 | 질긴 건 잘못 삶아서가 아닙니다
세 시간을 삶았는데 다리가 안 찢어집니다. 백숙 이야기가 나오면 거의 빠지지 않는 하소연이죠. 불을 더 오래 켜 두면 될 것 같지만 아닙니다. 애초에 냄비에 들어간 닭이 다른 닭이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 백숙이 질긴 건 조리 실패가 아니라 닭 종류 문제입니다. 토종닭은 원래 질깁니다
- 육계는 정반대입니다. 육질이 부드러워 오래 삶으면 다 풀어집니다
- 유통 현장 표기로 백숙은 10~11호, 삼계탕은 6호. 호수는 무게입니다
세 시간을 삶아도 안 풀리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마트 생닭 코너에 나란히 놓인 닭들은 같은 닭이 아닙니다. 크기만 다른 게 아니라 자란 기간이 다릅니다. 그 차이가 냄비 안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기존 토종닭은 약 70일을 키웁니다. 일반 육계는 약 50일이고요. 20일. 닭 한 마리 기준으로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토종닭은 크기가 크고 육질이 질기며 고기색이 진합니다. 사육 기간이 긴 만큼 육질이 조밀하고 탄탄해서, 살코기는 질긴 편입니다.
국립축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콜라겐 함량은 보통 토종닭이 육계보다 높습니다. 토종닭의 씹는 맛이 좋은 것이 이 콜라겐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정리하면 토종닭 백숙이 질긴 건 실패한 결과가 아닙니다. 그 닭에게 기대할 수 있는 식감입니다. 씹는 맛을 사려고 고른 닭이니까요.
백숙에 쓸 닭은 냄비가 아니라 장 볼 때 갈린다는 뜻입니다. 생닭 코너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오면 결과가 매번 달라집니다.
백숙용 닭은 처음부터 따로 나옵니다
하림 참 토종닭 백숙용 (냉장), 1100g
백숙용으로 나온 냉장 토종닭 한 마리입니다. 본문에서 말한 대로 냄비 지름과 이 무게가 맞는지 먼저 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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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쪽 실수가 사실 더 흔합니다. 육계를 사다가 백숙을 하는 경우죠.
농촌진흥청 자료는 육계를 두고 육질이 부드러워 오래 삶으면 다 풀어진다고 적고 있습니다. 오래 끓이는 요리에 맞는 닭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냄비 안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살이 뼈에서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국물 속으로 흩어집니다. 건져 올릴 덩어리가 남지 않습니다.
질기다와 풀어진다. 정반대로 보이지만 같은 실수의 양쪽 끝입니다. 요리에 닭을 맞춘 게 아니라, 있는 닭에 요리를 맞춘 겁니다.
육계가 나쁜 닭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짧게 익히는 요리에서는 그 부드러움이 장점이고요. 백숙 냄비가 그 장점을 못 살릴 뿐입니다.
정육 코너에서 볼 건 호수와 품종 두 가지입니다
생닭을 주문하면 이런 질문이 돌아옵니다. "몇 호짜리로 드릴까요?" 여기서 말문이 막히는 분이 많습니다.
유통 현장에서 통용되는 표기입니다. 내장과 머리, 발, 털을 제거한 도체 중량을 100g 단위로 끊어 5호부터 16호까지 붙입니다.
삼계탕에 쓰는 6호가 551~650g입니다. 백숙에 쓰는 10호는 951~1050g, 11호는 1051~1150g이고요. 치킨도 10호를 씁니다.
600g대와 1000g대. 부르는 이름은 둘 다 닭 한 마리지만, 냄비에 들어가면 다른 요리가 됩니다. 토종닭처럼 큰 닭은 15호, 그러니까 1451g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무게를 정했으면 다음이 품종입니다. 토종닭은 질기고 육계는 풀어진다면 가운데는 없느냐. 있습니다.
소래1호는 사육 기간을 약 50일로 단축한 개량 품종입니다. 토종닭과 육계의 중간 정도 육질이라 삼계탕과 백숙, 닭볶음탕에 두루 씁니다.
우리맛닭1호는 주로 삼계탕 제품으로 생산됩니다. 맛과 향, 질감 전반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삼계탕용으로 국내에서 주로 쓰이는 건 백세미입니다. 시장점유율이 60~70%로, 삼계탕에서 만나는 닭은 대개 이쪽입니다.
포장에 품종까지 적히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때는 호수와 토종닭 표기를 함께 보면 대강의 성격이 잡힙니다.
저라면 냄비를 정한 다음에 닭을 고릅니다
순서가 뒤집혀서 생기는 일입니다. 닭을 먼저 사고 무엇을 할지 나중에 정하니까요.
저라면 국물을 길게 우리고 씹는 맛까지 챙길 자리에서는 토종닭을 고릅니다. 살코기가 질기다는 점은 받아들이고요.
손님상이라 시간이 빠듯한 날이라면 저는 토종닭을 피합니다. 중간 육질의 개량 품종이 결과가 덜 흔들립니다.
살이 뼈에서 스르르 떨어지길 원한다면, 그건 백숙보다 다른 요리에 가깝습니다. 육계는 거기서 제 역할을 합니다.
닭은 정했습니다. 백숙 냄비에 같이 들어갈 재료와 냄비 자체 이야기는 다음으로 남겨 둡니다.
자주 묻는 질문
백숙이 질긴데 더 오래 삶으면 부드러워지나요?
토종닭이라면 한계가 있습니다. 사육 기간이 약 70일로 길어 육질이 조밀하고 탄탄한 닭이라, 살코기가 질긴 편인 것이 원래 성질입니다. 부드러운 살을 원하셨다면 다음번에 닭을 바꾸는 쪽이 빠릅니다.
백숙에는 몇 호짜리를 사야 하나요?
유통 현장에서는 백숙에 10~11호를 씁니다. 도체 중량으로 951~1150g 구간입니다. 삼계탕은 6호(551~650g)를 쓰고, 토종닭처럼 큰 닭은 15호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마트 육계로 백숙을 하면 안 되나요?
못 할 것은 없지만 결과가 다릅니다. 농촌진흥청 자료는 육계의 육질이 부드러워 오래 삶으면 다 풀어진다고 설명합니다. 오래 끓이는 요리에는 맞지 않는 닭입니다.
삼계탕용 닭과 토종닭은 다른 닭인가요?
다릅니다. 삼계탕용으로 국내에서 주로 쓰이는 것은 백세미로 시장점유율이 60~70%입니다. 토종닭은 사육 기간이 길고 크기가 크며 고기색이 진한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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